Toss Frontend Accelerator 5기 회고

토스 Frontend Accelerator 5기 최종 합격 축하 배너

들어가며

Pre-Course가 시작한 1월 13일부터 사전 스터디 기간을 지나, 본 프로그램이 끝나는 2월 27일까지 약 6주간의 Toss Frontend Accelerator 5기 과정이 끝났다. 5기 공고가 뜨기 이전부터 여러 교육 참가자의 후기를 보면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일지 정말 궁금했다.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한번은 참여하고 싶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본 과정에 선발되었다. 과정 내에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이 휘발되기 전에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행동과 변화

행동은 변화를 만든다. 이 말은 변화를 만들려면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민에서 멈추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내가 고민이 너무 많은 사람이라는 데 있다. 행동하기에 앞서 늘 걱정이 앞섰다. 언제나 잘하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겠지. 내가 만족할만큼 잘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실행하기가 싫어졌다. 못난 내 모습을 마주하기 두려웠다. 역설적으로 그런 내 모습을 나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다.

Acc 선발 과정에는 라이브 코딩과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었다. 라이브 코딩은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내 생각을 말하며 녹화하는 방식이었다.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구현을 시작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런저런 작업을 오가며 갈피를 못 잡는 내 모습을 마주했다.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 만약 다시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와 같은 생각들을 하게 됐다.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의 모든 PR을 살펴봤다. 비슷한 피드백이 겹치는 것을 보며 어떤 식으로 개선하면 좋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았다. 다음에 다른 과제를 하게 된다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날 것 같았다. 혼자 고민하다가 피드백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사전 스터디 기간이 끝났다.

인터뷰 과정에서는 종택님과 한 시간이 넘는 대화를 나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와 관련된 여러 질문을 받았다. 대략 40분쯤 지난 시간이었을까, 내가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 요약해 볼 수 있었다. 사전 스터디 기간에 피드백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던 이유는 나는 '자기 개방'을 어려워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채널을 통해서 질문을 던지고, 도움을 구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너무 바보 같은 질문은 아닐까?' 걱정부터 하는 고질병이 도졌다.

그리고 다른 사실도 추가로 알게 되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적당한 수준에서 멈추곤 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적당히 잘했지. 여기서 더 잘하려면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할 텐데, 완벽하게는 좀 어렵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완벽해지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상태였다.

종택님은 이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60-70점에서 바로 100점이 아닌, 70-80점으로 조금씩 옮겨보면 어떨까요?'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조금이라도 슬라이더를 옮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목표를 너무 크게 설정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작게라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병목을 개선하기 위해 바로 작은 행동을 시도했다. 내 고민을 밖으로 드러내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자기개방

내가 남긴 질문에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답을 남겨주었다. 한분 한분에게 모두 감사 인사를 드렸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위로를 얻기도 했고, 시도할 수 있는 여러 방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행동으로 작은 변화를 만든 순간이었다.

나를 제대로 알기

내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 파악에는 녹화 영상 복기가 큰 도움이 됐다. 녹화 영상을 통해 내가 모르던 안 좋은 습관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병목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발견된 병목들은 다음과 같았다.

  • 한 번에 하나씩 잘 처리하지 못한다. 이거 하다가, 저거 하다가, 동시에 하기도 한다.
  •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다른 패턴이 나오면 사고가 멈춰버린다. 작업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당황한다.
  • 생각 없이 탭탭탭으로 자동 완성하다가 작성했던 코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 정확한 구현 계획 없이 AI에 의존하여 코드를 먼저 작성한다.
  • 기능 동작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코드를 개선하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한다.
  • 고객의 눈으로 기획서를 보지 않는다. 제품의 핵심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 ... 외에도 많은 병목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병목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 수련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는 전문가인 종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쓰레드에 던져두기도, 직접적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먼저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유도하며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 주셨다.

그렇게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생각해보고 나서는 측정 과정을 거쳐야 했다. 측정할 수 없다면 개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선이 되는지 시도해보고 결과에 대해서 확인해야 한다. 잘 됐다면 그대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고, 잘 안됐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보면 좋을지 다시 생각해 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무한 재조정 작업에 들어갔고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이 쌓여있던 병목들을 하나둘씩 해치울 수 있었다.

0과 1 사이에서

0과 1 사이엔 아무것도 없을까? 우리는 가끔 그렇게 믿고 살아가는 것 같다. 1이 되지 못하면, 0으로 끝나버리는 줄 안다. 나도 그런 줄만 알았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0.01도 1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0.01이 0보다는 낫다.

그렇게 0.01을 달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0.02가 되고 싶고, 0.03이 되고 싶어진다. 그렇게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 그러니까, 정말 작게라도 시작하면 된다. 작은 발걸음이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작은 발걸음이 모여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게 만든다.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이라는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 지금 상황과 상관없이 여러분은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다.
  • 더 나아지는 일은 언제나 스스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 더 나아지는 일은 언제나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다.

지금의 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알고 있다.

마무리하며

개발자로서뿐만 아니라 나로서도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개발자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개발자이기 이전에 나라는 사람이 있는 것 아니겠나.

지난 변화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좋은 코드와 추상화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명확한 의도가 담겨있고, 본질이 잘 드러나는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 인지부하가 낮은 코드를 작성하여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한 것부터 해결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나중에 해결할 수 있다.
  • 제품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고객이 기다리고 있는 핵심 기능을 Ship Value First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고민하고, 생각해 본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 변화를 만들기 위해 작게라도 시작한다. 삶을 점진적으로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
  • ... 외에도 많은 것들을 배웠다.

여기가 끝이 아닌 시작점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코스에서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나아질 내 모습이 기대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함께한 5명의 동료와 오종택 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